안녕하세요 아더입니다. 요즘 미국은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으로 나라 전체가 엄청 시끄럽습니다. 모르핀이나 펜타닐처럼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강력한 진통제를 마약성 진통제라 하죠. 미국에서는 병원비가 비싸 환자들이 통증을 줄이려고 이걸 많이 먹거나 맞았는데, 그러다 꼭 마약처럼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된 사례가 계속 늘어서 4만 명 이상이 숨질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버렸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만드는 퍼듀 파마라는 대형 제약사와 미국통증협회 APS에게 책임을 묻는 소송이 빗발쳤고, 결국 이 둘은 소송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통증협회까지 망하다니…ㅎㄷㄷ
일반인이 흔히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먹는 진통제는 비마약성 진통제입니다. 타이레놀 펜잘 게보린 같은 약들이죠. 마약성 진통제는 이런 비마약성 진통제로 조절되지 않을 정도로 심한 통증에 씁니다. 암이 커지면서 생기는 암성 통증이나 대상포진 신경통,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처럼 신경 손상으로 인한 통증, 척추 손상으로 인한 통증이 대표적입니다. 마약성 진통제는 뇌나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효과가 아주 강력하지만, 반대로 그런 좋은 기분이 중독이나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약에 취해 진통제 없이는 못사는 상황이 될 있는 거죠.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만큼 우리나라는 법령을 만들어 정부 차원에서 마약성 진통제 처방량과 사용 기간을 관리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통증은 매우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같은 병이라고 해도 누구는 하나도 안 아픈데 누구는 아파서 몸도 못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암성통증, 신경병성 통증처럼 심각한 병이 아니어도 주관적으로 느끼는 통증이 심하면 마약성 진통제를 써도 됩니다(내가 쓰겠다는데?! 누가 뭐라합니까) 이때 통증을 측정하려 단순 척도와 복합 척도 두 가지 방식을 적용하는데, 보통 쓰는 건 단순 척도입니다. 전혀 아프지 않은 정도를 0점,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을 10점으로 뒀을 때 현재 통증이 몇 점인지 밝히라는 거예요. 이를 숫자 통증 등급 Numeric Rating Scale이라고 합니다.
통증을 숫자로 표현하라고 할 때 아마 가장 많이 언급되는 통증이 바로 산후 분만 통증일것 같아요. 의사가 숫자 통증 등급 설명할 때 “출산 시 통증이 몇 점 정도인데 지금 얼마나 아프세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죠. 근데 이러면 환자 스스로가 네츄럴한 통증 강도가 아니라 계산된 통증을 말해버리기 때문에 사실 이런 설명을 하면 안됩니다! 만 숫자 통증 등급 자체가 그리 정확한 건 아니니 큰 문제는 없겠죠? ㅎ 아무튼 출산 시 통증은 7~8점으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주사를 맞을 때 따끔한 정도가 3점이고 치통이 4.5점 정도에요.
자, 그럼 7점정도 되는 통증은 일반 타이레놀이나 게보린 같은 비마약성 진통제로 처리할 수 있을까요? 그냥 생각해봐도 분만 시 혹은 산후 통증 조절에는 쎈 진통제를 쓰겠죠. 사실 그렇습니다. 흔히 수술을 한 다음이나 분만 제왕절개 한 다음 무통주사라는 걸 맞습니다. 의학적인 명칭이 자가통증조절장치 PCA라고 하는데 통증 심할 때 스위치 누르면 그때마다 진통제가 더 들어오는 방식이라 이렇게 불러요. 여기에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인 소염 진통제가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아마 "진통제인데 뭐가 이렇게 비싸지?"하는 분들 계셨을 거에요. 병원마다 다르긴 하지만 한 대당 150,000~160,000원이나 됩니다. 비급여라서 그런것도 있고, 마약성 진통제라 관리비(약 보관비, 인건비 등등)가 더 들어갔기 때문이라 여기시면 될 것 같네요.
마약성 진통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만큼 부작용도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게 구역, 구토, 울렁거림이고 너무 졸리거나 전에 없던 변비가 생기기도 합니다. 신경계가 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에요. 변비 빼고 구역질이나 졸림 등은 보통 1~2주면 몸이 적응해 사라지는데 수술 후 그렇게 오래 무통주사 맞는 사람은 없잖아요;; 단기간이어도 통증보다 부작용 때문에 죽겠다고 생각하시면 항구토제나 졸음 줄이는 약을 쓸 수 있으니 의사와 상의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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