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도 유행 주기가 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지만 보통 2~3년 단위로 특정 독감이 유행하는 경우가 많죠. 2009년 팬데믹으로 이어져 바이러스 이름까지 A(H1N1)pdm09형(A(H1N1)은 바이러스 종류, pdm은 팬데믹의 약자, 09는 2009년 나타난 신종이란 뜻)이라 이름 붙은 신종플루도 지금까지 3차례 정도 맹위를 떨쳤습니다. 2018년 겨울처럼요.

 

이유가 뭘까요? 독감은 매해 반복되는데도 어떨 때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이유 말입니다. 전문가들은 '집단 면역' 감소를 꼽습니다. 집단 면역은 이름처럼 집단 대부분이 바이러스에 싸워 이길 힘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당장 바이러스가 대유행할 때는 백신도 잘 맞고 건강에도 여러모로 신경을 씁니다. 설령 감염되도 증상이 독감이 아닌 감기마냥 지나가 자기도 모르게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항체)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런 면역이 한 사람이 아니라 대다수에게 만들어지면 바이러스가 득세할 틈이 없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한 1~2년 감염병에 감자도 기억 안날만큼 아무일 없이 지나가면 어떤가요? 위생에도 신경을 덜쓰고, 예방접종도 소홀히 하게 돼죠. 시간이 흐르면 체내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병사인 항체도 사라지거나 수가 줍니다. 이때의 바이러스가 전년과 겉을 지언정 감염에 취약해지다보니 병에 걸린 사람이 늘고, 감염병이 대유행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독감에 유행 주기가 있는 이유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치명적인,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라 여겨봅시다. 2009년 대유행한 신종플루처럼 말이죠. 신종플루도 유행 당시 우리나라에서만 76만 여명이 감염되고 263여명이 사망했습니다. 치명률은 0.03% 정도로 코로나19보다 낮긴 합니다만 당시에는 누구나 걸릴 수 있고, 걸리면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었죠. 자가 격리, 손씻기 강조 등 정부의 대처도 지금과 비슷합니다.

 

이런 신종플루가 지금은 독감처럼 변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집단 면역 때문입니다.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존재, 계절 변화와 전이 과정에서의 바이러스 약화  등 여러 여건이 고려돼야 하지만 당시에도 감염 자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새로 나온 바이러스에 인간은 너무 무기력했습니다. 반쯤 손 놓고 있었을 때 시간의 힘이 집단 면역이란 선물을 안겼고, 처절했지만 마침내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출구전략. 좋지 못한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뜻합니다. 신종 코로나처럼 세상이 처음 등장한 바이러스는 감염 확산을 막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무증상 감염이니 에어로졸 전파니 바이러스 특성을 너무 모르기 때문이죠. 게다가 백신도 없습니다. 집단면역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당장 감염이란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운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바이러스의 피해자인 환자를 치료, 관리하는 것 말입니다.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살린다는 접근이 아닙니다. 집단 면역을 강화하는 동시에, 죽을 사람을 최대한 살리는 게 현재 코로나19의 출구 전략이 돼야 합니다. 집단 면역을 조기에 강화하면 바이러스 감염 속도를 늦출 수 있고 결론적으로 의료 자원을 중증 환자에게 쏟아부을 수 있으니 둘은 일직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내면 집단 면역이란 마법의 주문이 감염 확산을 억제하고, 임상시험을 마친 치료제가 등장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될 수 있을 겁니다.

 

집단면역 강화는 사회적 거리두기, 손씻기, 마스크 쓰기 등등이 해당합니다.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자기 건강 챙기기 외에 면역 형성을 위한 특별한 방법이 없긴 합니다. 튼튼한 체력을 갖추면 설령 바이러스에 걸려도 위급한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고, 자연 면역력도 획득할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전략입니다.

 

환자 관리 방안은 여러 선택지가 존재합니다. 생활치료센터에서 경증 환자를 돌보고 중증 환자는 의료진이 집중 처치하는 보건당국의 전략도 그 중 하나입니다. 어느 것 하나 놓쳐서는 안되는 만큼 균형이 중요합니다. 중국인 입국 제한, 기타 해외 유행국 입국 제한, 마스크 공급, 환자 관리 등 보건당국 정책에 이런 출구전략을 적용해보면 어디에 힘을 쏟고 있는지, 균형잡힌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건지 대략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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