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코로나19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기침을 하고 목 아픔 인후통이나 콧물이 날 때, 그리고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지금은 감기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하죠. 체온 변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다른 나라도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당장 내일(3일)부터는 미국으로 가는 모든 비행기 탑승객의 체온을 체크하게 되는데, 이때 발열 기준 역시 37.5도입니다.
그런데 이 발열이 신종 코로나에서는 잘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 합니다. 중앙임상위원회가 공개한 중국 질병통제센터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확진자 1081명 중 56.2%가 37.5도가 넘지 않는 정상 체온이었습니다. 중증 환자의 절반 이상(52%)도 열이 정상 범위였습니다. 일반 환자는 물론 중증 환자도 절반 이상은 열이 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병상이 부족해지고, 집에서 병원 입원 환자가 퇴원하기를 기다리다 사망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다니, 이런 비극이 따로 없죠. 그래서 정부가 고안한 게 중증도 분류입니다.즉, 중증도가 높아 치료가 시급한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하고, 나머지 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라는 곳에 한데 모아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우한에서 입국한 한국인들을 한데 격리해둔 것과 비슷합니다. 이미 대구시 중앙교육연수원과 경북 영덕의 삼성 인력개발원이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됐고, 경증 확진 환자가 이곳에 입소한다고 합니다.
자, 그럼 중요한 건 과연 어떤 환자를 당장 치료해야 할 환자로 볼 것인가? 란 거겠죠. 자칫 위험한 환자를 생활치료센터에 생활하게 했다간 치명적인 상황에 처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럼 정부는 어떤 환자를 중증 환자로 간주하게 될까요? 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료가 오늘 중앙방역대책본부 홈페이지에 게재 됐습니다.바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지침(중증환자용)”이란 자료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지침은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등 전문가 단체가 머리를 맞대 세운 의료 지침입니다.지금 당장 코로나19 환자 분류에 활용할 수 있게 핵심적인 내용이 담겼는데요, 경증의 환자도 총 5가지의 생체징후 바이탈 사인(vital sign)을 측정해 점수를 매기고, 이를 토대로 중증도를 평가하도록 지침을 구성했습니다. 이를 조기경고점수(early warning score), 줄여서 EWS라고 하고, 우리나라는 위급상황을 보다 원활히 파악하도록 변형된 EWS(modified EWS), 즉 MEWS를 이용할 예정입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MEWS의 점수에 따라 저위험(4점 이하), 중등도 위험(5~6점), 고위험(7점 이상)으로 분류됩니다. 5가지 항목 별로 생체징후에 따른 점수를 매깁니다. 예컨대 A라는 환자가 맥박이 45(1점), 수축기 혈압이 99(1점), 분당 호흡수가 11회(0점), 체온이 38도(1점)이고 의식이 있다(0점)면 3점으로 저위험군에 속합니다. 저위험군일 때는 추가 진료 없이 경과를 관찰합니다. 경증 환자인 것이죠. MEWS 점수가 5점 이상이면 생체징후 변화를 보다 자주 관찰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게 됩니다. MEWS 점수가 7점 이상인 고위험군은 중환자실에 입실해 집중 치료를 받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의료진이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게 됩니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점막을 공격하고, 그 세력을 뻗어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폐렴으로 악화합니다. 이런 코로나19 폐렴 환자에게는 영국에서 사용하는 National EWS (NEWS)를 적용해 산소포화도, 산소투여여부까지 점수에 반영합니다. 5점 이상은 중등도 위험군, 7점 이상은 고위험군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매일 진행되는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질본 정인경 본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중증 환자를 이야기할 때 산소치료 여부를 꺼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산소마스크 치료를 받는다는 건 산소포화도가 낮아 산소투여를 해야 하는 상황, 즉 위험한 상황이란 뜻입니다. 특이한 건, 폐렴 환자의 경우 발열 기준이 38도란 겁니다.사실 응급실에서는 체온 37.5도보다 38도 이상을 의미 있는 발열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일 오전 현재 중대본이 중증으로 분류하는 환자는 15명, 그리고 고위험군으로 속하는 환자는 19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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