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의 오장동은 6.25 전쟁 중 피난민이 몰렸던 곳입니다. 이북 음식이 그만큼 발달을 했는데, 특히, 1953년부터 개업한 오장동 흥남집은 그 맛의 깊이가 남다릅니다.
여름은 평양냉면 VS 함흥냉면의 막전막후 대결이 펼쳐지는 계절이죠. 평양냉면보다 함흥냉면은 호불호가 덜합니다. 그 중에서도 오장동 흥남집이 좋은 첫째 이유, 초보도 정말 부담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곳에는 특히 회냉면이 압권인데, 사실 이 회냉면이 홍어에요. 코를 톡 쏘는 자극적인 맛은 줄이고, 식감은 살려 모르고 먹으면 이게 홍어인지 뭔지 모를 정도죠.
둘째, 내 맘대로 추가할 수 있는 소스가 엄청 많습니다. 설탕, 식초, 겨자, 참기름, 비법소스까지 입맛대로 제조가 가능하죠. 저는 설탕으로 달달한 맛을 올리고 식초+겨자를 두른 다음 참기름으로 마무리 합니다. 참기름의 비율이 중요한데, '콸콸'이 아닌 '톡' 떨어트려야 풍미를 올릴 수 있어요.
냉면 그릇 바닥에 고인 건 물이 아니라 간장 양념입니다. 흥남집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에요.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면을 간장 양념에 한 번 비벼낸 뒤 그릇에 담아 낸다고 합니다. 가격이 매년 올라 12000원이나 하는 게 아쉽지만,(2년 전인가만 해도 만원이었는데 ㅠㅠ) 평냉이 평균 14000원 하는 것에 비하면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이에요. 주문할 떄 계산해야 합니다. 11시 오픈인데 11시30분이면 자리가 없으니 최대한 빨리빨리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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