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촬영장 서소문 아파트는 사람이 사나 싶을 정도로 뭣한 장소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아래 흐르는 하천 때문에 이런 개발도 저런 개발도 못하고 있다 했는데 바로 옆에 경찰청 본청은 대체 왜 이렇게 큰 겁니까.

서소문 아파트를 호위하는 경찰청 근처에는 오래된 호위무사 맛집들이 있으니. 겉으론 보이지 않게 골목골목에 출몰하는 닌자 맛집입니다. 그중 하나가 오늘의 주인공 남양. 남양유업 아니고 서소문 아파트 옆골목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음식점입니다.

간판마저 예스러운 서소문 수호신. 사실 골목으로 들어간 다음 첫째 집이라 벽돌에 가려 간판도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점심이면 테이블이 두 턴 이상 될 정도로 붐비는 곳이죠.

직장인이라면 모름지기 해물칼국수 점심은 때려봐야 하죠. 맛보기로 하나 시켜봅니다. 오동통통한 낙지가 킬 포인트. 대부분은 김치 맛이 칼국수를 좌우한다고 하는데 이곳은 칼국수와 국물 자체가 입을 후려쳐 김치 따윈 필요도 없습니다.

해물칼국수에 낙지는 거들뿐. 왜냐면 1인분에 8000원 낙지 정식을 3개나 시켰으니까요 ㅎㅎ 낙지가 뭘 먹고 자랐나 두께가 손가락만 합니다. 해양생태계의 건강함을 몸소 보여주는 비주얼. 운동 열심히 한 낙지가 아닌가 봉가 싶기도..

낙지 정식시키면 밥도 나옵니다. 따로 먹어도 되지만 테이블 열에 아홉은 철판 화력 당기면서 바로 보벼버립니다. 매콤 달콤한 낙지볶음에 테이블에 놓인 참기름 쓱 돌려주고 촵촵 볶으면 이건 천상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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