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더입니다. 요즘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엄청 늘었죠. 올해 겨울은 따뜻한 편이라 무난히 넘어갈 줄 알았더니 결국 가장 최근 조사(12.22~28)에서 외래환자 1000명당 49.8명으로 전주(37.8명) 대비 독감 환자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병원에 돌아다니는 사람 20명 중 1명이 독감 환자라는 의미입니다. 오싹하죠?
앞서 포스팅을 통해 소개한 것처럼 우리나라는 어린이(12세 미만)와 노인(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령별로 독감 환자를 분류해봤더니 7~12세, 즉 독감 예방접종 대상자에서 독감이 가장 많이 발생했어요. 65세 이상도 꽤 많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노인 독감 예방접종률은 84.3%, 어린이 독감 예방접종률은 73.5%입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하겠죠. 물론 독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만 독감에 걸렸을 수 있습니다. 근데 예방접종 맞아도 독감에 걸린 사람은 주위에 너무 많아요 ㅠㅠ…(아… 혹시 저만 그런가요?;;)
독감 바이러스는 크게 A, B, C형으로 나뉩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200여개 의료기관에서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는 총 470건인데, A형이 452건으로 96%를 차지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독감은 A형 독감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예요. A형 독감 바이러스는 또 2개 종류가 검출됐는데 A(H1N1)형이 332건, A(H3N2)형이 120건입니다. A(H1N1)형은 '신종플루' A(H3N2)형은 '홍콩독감'의 원인이 된 바이러스에요.
자, 이러면 제 단순한 뇌로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독감 백신을 맞고도 독감에 걸리는 이유 말입니다. 첫째, 최근 맞은 독감 백신에 A형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효과가 없다는 가설입니다. 근데 이건 조금만 봐도 사실이 아니더라고요. 사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가장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바로 A(H1N1)형, 다음이 A(H3N2)형입니다. 독감 시즌이면 매일 3가 백신이니 4가 백신이니 떠들며 예방을 위해선 4가를 맞아야 한다 하잖아요. 사실 그런 건 아닙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게 3가 백신, 제 돈 주고 맞는 게 4가 백신인데 둘의 차이는 B형 독감 바이러스를 하나 더 예방하느냐 마느냐입니다. 즉, 가장 유행하는 A형 독감 바이러스는 3가건 4가건 두 종류 모두 예방할 수가 있습니다(아무렴 제약사가 아무리 돈만 밝혀도 생각은 있겠죠…)
둘째,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독감 백신을 맞아도 소용이 없다는 가설입니다. 이른바 ‘슈퍼 바이러스’가 나타나지 않았냐 하는 거죠 ㅎㄷㄷ. 사실 지금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도 예전엔 신종플루니 홍콩독감이니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었죠. 전에 없던 돌연변이로 독감 바이러스 예방접종도 무용지물에 치료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쓰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소용없을 정도의 대변이(antigenic shift)는 A형 독감 바이러스에서만 일어나는데, 대략 10~40년을 주기로 발생합니다. 신종플루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가 2009년이었어요. 사실 지금까지 신종플루 독감 바이러스를 A(H1N1)형이라고 썼는데, 정식으로 쓰면 A(H1N1)pdm09형입니다. 2009년에 대유행(pandemic)한 바이러스라는 뜻이죠. A(H1N1)형에서 대변이가 나타난 형태라 병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웠던 겁니다. 올해는 2020년으로 10년이 넘었죠.
올해 독감 바이러스도 유전자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돌연변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2018~2019년 독감이 유행했을 때는 A(H1N1)pdm09형의 대변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네요. 심지어 지난해 독감 환자는 올해보다 외래환자 1000명 당 20명 정도가 더 많았어요. 대유행하는 정도가 아닌 만큼 유전자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 않나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2019/10/04 - [건강 HEALTH & BEAUTY] - 모르면 나만 손해. 어르신들 15일부터 무료 독감 예방접종 받으세요 / 대상자 / 일정 / 의료기관 확인
그럼 다시 원점. 대체, 왜 때문에 독감 예방접종을 해도 독감에 걸리는 걸까요 ㅠㅠ 아마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까먹고 너무 늦게 맞았거나 우리 몸이 제대로 일을 안 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예방접종은 약한 바이러스를 투입해서 우리 몸에 면역력을 만들어주는 거잖아요. 이런 면역력을 담당하는 물질을 항체라 하는데 백신을 맞아도 실제 몸에서 만들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항체가 생기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수 있다는 거죠. 심지어 맞았다고 해서 항체가 모두 생기지도 않아요. 아이에게는 50%, 건강한 어른은 70~90% 확률로 항체가 만들어집니다. “그럴 거면 왜 만들고 왜 맞히냐” 싶겠지만(마음의 소리) 효과 있는 사람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되니까 만들고 쓰는 거죠. 하하;;
덧붙여 말씀드릴 것 한 가지!! 독감도 유행 주기가 있습니다. 앞서 독감 바이러스는 A형 두 종류가 가장 위험하다고 했는데요, 이 둘이 2~3년 주기로 번갈아 가며 독감 확산을 주도합니다. 예방접종을 맞았건 감긴 줄 알았는데 사실 독감이었던 건 간에 항체가 생겨 해당 바이러스가 활개를 못 치기 때문이죠. A(H1N1)pdm09형은 2009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2차례 유행했고, 지난해부터 올해도 유행 중입니다. 2년 전인 2017~2018년에는 A(H3N2)형이 유행했어요. 내년 이 맘 때에는 A(H3N2)형이 유행하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어찌 됐건 독감 바이러스 위험한 건 다 아시죠? 손 잘 씻기, 고열일 때 검사받고 항바이러스제 5일 이상 먹기는 꼭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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