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탕수육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서울 3대 탕수육이라는 방배동 주, 논현동 대가방, 삼각지 명화원 모두 섭렵하며 스스로 뿌듯했던 경험이 있는데요(맛은 기억이 잘 안 나서...). 직접 맛본 음식을 하나씩 소개하는 것보다 비슷한 종류라면 두 개 씩 묶어 소개해보면 어떨까? 해서 [아더 로드]로 이름 붙여 봤습니다. 광고 없이 직접 돈 주고 먹은 음식만 엄선해 소개하는 [아더 로드](중세 극작품 제목인 것 같기도 합니다;;;) 첫 번째는 저의 최애 메뉴 중 하나인 중식입니다.

북창동 북경원은 고기튀김을 먹으러 찾는 곳입니다. 고기튀김? 생소한 음식이죠. 실은 탕수육에서 소스 따로 시키면 튀김만 나오잖아요, 그것과 같습니다. 흔히 덴뿌라라고 부르기도 하죠. 저는 탕수육도 신선하고 갓 튀긴 걸 먹고 싶어 소스를 따로 내달라 하는데, 이름이 다른 만큼 맛도 확실히 다릅니다. 특히, 북경원 고기튀김은 더더욱요!!!

가격 보이시나요. 비용면에서 일단 착합니다...ㅋㅋ 규모 역시 과하지 않습니다. 1.2층을 모두 쓰지만   4인 테이블 7~8개 들어가는 정도밖에 안됩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시는 느낌이에요. 규모가 워낙 작아 자칫하면 먹고 싶어도 못 먹는 곳이기도 합니다 ㅜㅜ 저도 몇 번 실패했다 간신히 정시 퇴근하는 날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투박하게 내지만 아낌없이 주는 반찬입니다.

마! 이게 고기튀김이다.
잡내 없는 신선한 고기에 얇지만 바삭하게 잘 입힌 튀김옷. 곁가지로 내는 소금과 후추의 조화. 푸짐한 양 정말 하나도 부족함이 없는 맛입니다. 애초에 튀김으로만 승부를 내는 요리라서 일까요, 탕수육에서 소스 뺀 고기튀김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짜장과 짬뽕도 기본 이상인 맛입니다. 짜장은 고기 건더기가 크지 않은 게 살짝 유니 짜장 느낌입니다. 고기튀김과 함께 먹으면 고소함이 배가 돼요. 짬뽕은 짜장보다 1000원 비싼데 냉면 그릇만 한 그릇에 푸짐하게 담겨 나옵니다. 종류별로 넣은 버섯과 죽순, 부추 등 야채가 많이 들어갔는데 그래서인지 채수의 맛이 진하게 밴 느낌이었습니다. 해산물도 적지 않아 씹는 맛도 좋아요!

신사동 바오쯔는 군만두가 생각날 때 떠오르는 곳입니다. 아파트 앞 상가에 있어서 동네 밥집 같은 느낌인 데다 외진 곳이지만 만두 전문점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곳이죠. 중국 만두는 모름지기 만두피의 두께, 씹을 때 육즙 이 두 가지를 갖춰야 하는데 이곳 바오쯔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내부는 길고 좁습니다. 테이블은 지하 1층까지(거의 반 지하입니다) 뚫어 7개 정도. 실내에는 서빙하는 분 1명, 주방장 1명 두 명뿐이에요. 주문도 직접 키오스크에서 해야 하고, 짜사이와 단무지 등 반찬과 수저 젓가락도 셀프로 놔야 합니다.  이게 좀 단점이긴 하죠. 어떤 게 맛있는지, 추천 메뉴가 뭔지 물어보기가 어려워서요. 음식은 서비스도 중요한데, 좀 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군만두, 군교자입니다. 7개가 한 접시에 나와요. 순한맛과 매운맛이 있는데 저는 섞어 내는 반반 메뉴를 골라 봤습니다. 뒤집어서 나와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모른채 복불복으로 골라 먹는 맛이 있습니다.ㅎ 왼쪽에 약간 빨간색이 도는 게 매운맛, 오른쪽에 하얀색이 도는 게 순한맛이에요. 매운맛은 고추기름이 더 추가된 맛이라 생각하면 쉬운데, 약간 김치 맛이 돕니다. 개인적으로 촉촉함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순한맛 교자가 좋더라고요. 매운맛도 나쁘진 않습니다. 쉬지 않고 입에 넣기 바빴습니다. 

이곳의 이름을 건 메뉴. 바오쯔입니다. 찐빵에 만두소를 넣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킹바오쯔와 리틀바오쯔, 군리틀바오쯔가 있는데 이건 리틀바오쯔로 5개 5000원이에요. 역시 순한맛 매운맛이 있고 저 역시 반반을 시켰습니다. 긴 모양이 매운맛, 동그란 모양이 순한 맛이에요. 군교자가 만족스러웠던 반면 피 대신 빵 맛이 느껴지는 바오쯔는 약간 아쉬웠습니다. 순한 맛은 야채찐빵, 매운맛은 꽃빵에 고추잡채를 함께 먹는 맛이라 인상적이지 않았거든요. ㅎ 그래도 나쁘지 않은 퀄리티에 배는 두둑이 채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딤섬입니다. 새우샤오마이, 새우살을 갈아 빚은 다음 만두피를 싸 쪄낸 음식이죠. 도톰한 살이 입 안에 퍼지면서 육즙이 햇살처럼 쏟아져 나옵니다. 퀄리티가 훌륭해요. 뜨거울 때 먹는 게 더 좋았습니다.

ps. 아더 로드는 계속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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