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더입니다. 지난달 녹색소비자연대는 국가공인 시험검사기관인 코티티(KOTITI) 시험연구원에 의뢰해 국내 유통되는 섬유유연제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LG생활건강 샤프란 P&G 다우니 피죤 프리미엄핑크 리치퍼퓸 애경 아이린 무궁화 아로마뷰 유니레버 스너글 등 총 12개 제품을 검사했는데요, 이 중 5개 제품에서 미세 플라스틱로 추정되는 50µm 미만의 구형 입자가 확인됐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6개인데, 모두 인기가 많은 P&G와 피죤 제품이었죠.(피죤은 홈페이지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될 수는 있지만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
미세 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플라스틱 조각을 말합니다. 보통은 200㎛ 미만으로 훨씬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만들 때부터 먼지처럼 날릴 정도로 미세한 플라스틱 부스러기가 있고, 원래 크기가 컸는데 바람과 물에 마모돼 줄어든 플라스틱도 있습니다. 세계자연기금 WWF 에서는 일주일간 한 명이 섭취하는 미세 플라스틱이 약 2000개, 신용카드 한 장 정도나 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물을 통해 섭취하는 게 1700개 정도로 가장 많았고 해산물이나 갑각류, 소금, 맥주 순이었죠. 이런 가운데 입는 옷을 통해서도 알게 모르게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발표된 겁니다.
사실 섬유유연제뿐만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은 치약, 화장품, 비누, 각질 제거제 등에 폭넓게 쓰입니다. 이런 미세 플라스틱을 마이크로 비즈 microbeads 라고 부르는데요, 모두 물로 씻어내는 제품에 쓰인다는 공통점이 있죠. 섬유유연제 속 미세 플라스틱은 섬유 곳곳에 박혀 옷에 향기가 오래 머물도록 합니다. 화장품이나 다른 세정 제품의 마이크로 비즈는 세정 성분을 윤활유처럼 부드럽게 퍼지게 하거나 마찰력을 높여 피부를 잘 씻겨낼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 제품에 이런 마이크로 비즈가 많을 때는 36만 개 들어가기도 한다네요.
이런 미세 플라스틱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비슷한 발달 과정을 거치는 제브라 피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미세 플라스틱은 배아(아기)까지 전달돼 미토콘드리아 독성을 일으킨다는 점이 확인됐죠. 꼭 실험이 아니더라도 직관적으로 미세 플라스틱은 여러 가지 면에서 건강에 위협적입니다. 플라스틱이 부서져 뾰족하거나 예리한 형태로 바뀌면 알게 모르게 장기나 혈관에 상처를 내겠죠. 미세플라스틱 역시 플라스틱인 만큼 환경호르몬을 배출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화학물질인 플라스틱이 또 다른 독성 물질이나 심지어 세균, 바이러스와 결합해 새로운 독성을 띌 수도 있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의 몸에 직접 닿는 화장품이나 샴푸, 치약, 클렌징폼 등에는 마이크로 비즈를 첨가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품이 시장에 나오는 것도 금지돼 있고요. 하지만 섬유유연제 같은 생활 화학제품은 아직이고 앞서 미세 플라스틱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크기가 큰 플라스틱이 잘게 나뉘는 것도 현재로는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체내 배출되지 않고 쌓입니다. 먹이사슬에서 가장 상위 포식자인 인간은 미세 플라스틱에 오염된 물, 해산물, 동물 등등 여러 루트로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되고 그만큼 많은 영향을 받죠.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바다에서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이 존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생존을 위해 친환경에 관심을 갖고 플라스틱은 덜 쓰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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