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더입니다.
요즘 대학병원이면 너도 나도 밀고 있는 게 로봇수술입니다. 인튜이티브서지컬 사가 만든 로봇수술기, 흔히 다빈치라 불리죠.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돼 지금까지 500만 건 이상의 수술이 로봇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2017년만 해도 세계적으로87만 5000건, 7000여 건의 로봇수술이 시행됐다고 합니다.
로봇수술이라고 해서 사람 대신 로봇이 수술하는 건 아닙니다. 로봇수술기는 크게 로봇 팔이 달린 몸통(카트)과 의사가 들어가 이를 움직이는 조종간(콘솔)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콘솔에 앉은 의사가 게임을 하듯 로봇 팔에 달린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옮겨 수술하는 방식이죠. 카트는 높이 1.7~2m, 무게 500~550kg으로 묵직한데요, 바퀴가 달려서 밀고 당겨 수술대로 이동시킨 다음 환자의 몸에 구멍을 뚫어 팔을 집어넣고 수술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 역시 간호사나 레지던트 등이 담당합니다. 현재 대학병원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대게 2009년 출시된 다빈치Si나 2014년 출시된 다빈치 Xi입니다. 두 장비는 외형이나 작동방식이 비슷합니다. 4개의 로봇 팔이 있는데 하나에는 카메라를 달고 나머지 로봇 팔 3개에 수술 기구가 달립니다. 지난해는 로봇 팔이 한개만 달린 다빈치 Sp도 출시됐어요. 팔이 줄었다는 건 곧 배에 뚫는 구멍 개수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외과 수술은 개복수술 → 복강경수술 → 로봇수술로 발전해왔습니다. 과거에는 실력 있는 외과 의사일수록 절개가 크다는 이른바 “빅 서전, 빅 인시전(big surgeon, big incision)”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크고, 위험한 수술일수록 이와 비례해 절개 범위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피부를 작게 절개한 다음 카메라를 넣어 수술하는 복강경(복부), 흉강경(흉부), 골반경(골반) 등이 개발돼 활용되면서 이제 적게 째도 개복수술에 버금가는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습니다. 위나 대장 검사에 쓰는 내시경은 입을 통해 집어넣는데 복강경 등은 외부에서 피부를 째 집어넣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절개 범위가 적은 만큼 수술 후유증이나 감염 위험이 적고 회복이 빠릅니다. 대부분의 환자, 의사가 복강경수술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과 치료법이 거의 비슷합니다. 개념적으로 둘 방식 모두 피부에 작은 구멍을 낸 뒤 카메라와 수술 장비를 넣고 치료한다는 점에서 동일한데요, 로봇수술은 로봇 팔에 관절이 달려 움직임이 자유롭고, 손 떨림이 없을뿐더러 의사가 콘솔에 앉아 수술해 체력적인 부담 없이 보다 집중력 있는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로봇수술기는 복강경 장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장비이기도 하고요.
복강경수술의 ‘대항마’로 로봇수술이 개발된 만큼 아무래도 치료 효과는 더 좋겠죠. 실제 여러 수술에서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을 비교하면 치료 결과는 비슷하거나 더 좋다고 나옵니다. 특히, 장기 주변에 뼈나 다른 장기, 혈관이 복잡하게 얽힌 남녀 생식기 쪽 질환에 치료 결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복강경은 긴 막대기 모양으로 대게 직선으로 밖에 들어가지 못해요. 로봇 팔은 관절이 있어 손가락처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코딱지를 팔 때 나무젓가락과 손가락으로 파는 걸 떠올리면 이해가 쉬우실지 모르겠네요(…-ㅅ-;;)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전립샘암 로봇수술과 복강경수술을 비교한 결과 주변 장기 손상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낮았고 수혈도 덜 했습니다. 성기능 회복율도 로봇이 복강경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고 재발 위험도 전체적으로 로봇수술이 복강경수술에 비해 낮았어요. 자궁암의 일종인 자궁내막암에도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과 비교해 합병증 발생률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로봇수술이 복강경수술보다 효과는 좋을지언정 너무 비싼 게 단점입니다. “돈이 많으면 뭘 못하나” 이런 식의 비판이 가능한 상황이죠. 즉,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치료 효과는 좋을 수 있지만 복강경으로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다. 반면에 수술비는 너무 비싸다”는 게 요지입니다. 실제 같은 수술을 해도 복강경수술은 250만 원 정도인데 로봇수술은 800~1000만 원이나 합니다. 로봇수술 시스템이 20~30억 원 정도에 달하는 데다 팔에 장착해 소모품처럼 쓰는 수술 기구도 몇 백만 원씩 합니다. 그래서 정부도 건강보험에 적용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비용이 3~4배 비싸도 수술 효과가 3~4배 높은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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