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안 멈출 때 역류성식도염 증상 떠올려야 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아더입니다.

30대 후반 지인 중에 끊이지 않은 기침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언젠가 굉장히 엄숙한 대화를 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중간에 참을 수 없이 기침이 나 눈치를 엄청 봤다면서 속상해하더군요. 습관적으로 기침을 해서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의사가 “일단 약 드셔 보시고 나중에 또 오세요”라고만 했다고 화를 내더군요.

만성 기침일 때 병원에 가면 먹는 약이 뭔지 묻고 흉부 X선 촬영을 합니다. 기침의 원인을 찾는 과정인데, 별 문제가 없으면 다음으로 고려하는 게 첫째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후비루, 둘째가 천식, 셋째가 위식도역류질환(역류성식도염은 위식도역류질환의 일종입니다), 마지막이 만성 기관지염입니다. 먼저 파악하는 게 가장 확실한 원인이고, 다음은 만성 기침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을 확률적으로 높은 순서대로 확인하는 건데요, 이들 네 가지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90% 이상입니다.

음식은 식도→위→십이지장→소장→대장 순서로 소화됩니다. 장기마다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각각의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음식을 잡아두는 ‘밸브’가 존재합니다, 여기서 위와 식도의 벨브(괄약근)가 느슨해져 발생하는 병이 위식도역류질환, 역류성식도염입니다. 위산은 강한 산성 물질인데, 위보다 약한 식도가 위산에 노출되면 식도 점막이 타면서 염증이 생기고 다양한 역류성식도염 증상이 나타납니다.

목 가슴 통증은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역류성식도염을 ‘가슴이 타는 병(Heart Burn)’이라 부를 만큼 가슴 통증은 자주 나타납니다. 그럼 기침은 왜 나는 걸까요? 첫째로 위에 있던 음식이 식도가 아닌 후두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흔히 ‘사례 걸렸다’고 할 때처럼 말이죠. 둘째, 식도를 위산과 위산 섞인 음식물이 자극해 반사적으로 기침을 하기도 합니다.

아마 의사는 먼저 위식도역류질환이 아니라 후비루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약(항히스타민제-비충혈제거제)을 2~3주 먹으라고 했을 겁니다. 그래도 기침이 계속 나면 폐기능 검사를 해서 천식인지 알아보고, 문제가 없으면 다음으로 흔한 원인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를 시작하겠죠.

그래도 제가 콕 집어 세 번째 원인에 속하는 역류성식도염을 이야기하는 건 역류성식도염이 천식이나 후두염 등 만성기침의 원인의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역류성 후두염 증후군(reflux laryngitis syndrome), 역류성 천식 증후군(reflux asthma syndrome)이란 질환도 있습니다. 역류성식도염 증상이 단순히 가슴 통증이나 목 통증만 있다고 여기면 안 된다는 거죠. 지인도 “속이 쓰리지 않은데 역류성식도염이라고?”하며 놀라더라고요.

위식도역류 환자 수 변화.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류성식도염 즉 위식도역류질환은 현대인의 고질병입니다. 야식, 속식, 편식, 과식 등 식습관 변화에 영향을 받고 위를 자극하는 커피 술 탄산음료, 위에 오래 머무는 튀김류 등 역류성식도염에 피해야 할 음식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식도역류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한 해 440만 명이 넘습니다. 나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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