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술을 마시는 게 아이에게 위험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나아가 가임기 여성의 임신 전 음주도 임신과 태아발달 능력을 감소시키고, 기형아 및 거대아 출산율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점이 질병관리본부의 대규모 연구를 통해 증명됐습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5% 알코올이 포함된 음식을 임신 전 2주 동안 마우스에 섭취시킨 후, 임신을 유도하고 태아발달-출산-성장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생체 내 산모와 태아 각 조직들에서의 대사기능 변화를 조사·분석했습니다. 5% 알코올은 맥주(4.5%)와 유사한 도수로 하루 평균 약 4.4g을 섭취했습니다. 맥주 3분의 1캔(맥주 한 캔(355ml)에는 알코올 양 약 12.78g 포함)을 마신 것과 비슷합니다.

 

 

그 결과, 임신 전 알코올 섭취한 쥐는 임신능력 22%, 태아수 11%, 태아발달능력은 23% 감소했습니다. 반면 발가락 기형은 7% 증가했죠. 출생 직후(P0) 몸무게도 정상군에 비해 1.87배 높았습니다. 다만, 3주에 걸쳐 몸무게는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 밖에 임신 전 음주를 한 산모는 혈당 분해 능력(GTT)이 크게 감소돼 있었고, 지방간 형성은 증가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태아발달이상 및 거대아 발생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떨까요? 후속연구로 국립보건연구원은 직접 구축한 한국인 임신코호트의 2886명을 분석했습니다. 임신 전 음주를 전혀 하지 않은 비음주군(561명)과 일반음주군(2,099명), 고위험음주군(226명) 세 그룹으로 나누어 임신 과정과 태아 상태를 분석했습니다.

고위험음주는 1회에 5잔 이상 또는 주당 2회 이상 술을 마시는 경우를 말합니다. 고위험음주율은 국내 여대생 17.2%, 19-29세 여성 9.6%에 달합니다.

 

 

분석 결과, 임신 전 고위험음주군에서 거대아 출산율은 7.5%로 비음주군 2.9%, 일반음주군 3.2%에 비해 2.5배 이상 높았습니다. 임신 전 고위험음주와 거대아 출산 간의 연관성을 파악한 결과에서도 그 위험도가 비음주군에 비해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임신 전 음주가 불임 또는 난임의 원인이 될 수가 있고, 심지어 태아 발달저하와 함께 기형아 또는 거대아 출산 위험을 높이고, 출생 후 성장 발육저하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임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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