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장(腸)에는38조 개의 미생물(세균)이 있습니다. 미생물이라고 하면 좋게 들리고, 세균이라고 하면 나쁘게 들리지만 사실 같은 물질입니다. 헷갈리니(이러면 더 헷갈릴지도 모르지만…;;;) 저는 박테리아 bacteria라고 할게요.

 

박테리아는 우리 몸 여기저기 두루 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피부와 장에 많이 삽니다. 온도도 적당하고 산도(pH)도 적당하고 각질이나 점막과 같이 먹을 것도 풍부하기 때문이죠. 그 중에서도 가장 박테리아가 많이 살고, 건강에도 중요한 것이 장내 미생물, 장내 박테리아입니다.

 

요즘 이런 장내 박테리아가 건강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티비를 보면 거의 매번 등장하는 건강기능식품 광고가 바로 프로바이오틱스 광고입니다. 홈쇼핑에도 종근당X강, 듀X락, 세X비스, GC녹X자 등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아주 주야장천 나오죠. 주변에서도 한 명 이상 쉽게 먹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저변화됐습니다.

 

 

 

 

이렇게 장내 박테리아가 부상한 건 단순히 박테리아가 설사나 변비, 복통이나 소화불량처럼 소화기 문제만 유발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거나 염증 물질을 분비해서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우울증, 치매와 같은 신경계 질환, 비만, 당뇨병 같은 대사 질환도 유발합니다. 즉, 설사를 심하게 하는 사람은 장에 나쁜 세균이 많은데, 치매를 앓는 노인도 일반 노인보다 장에 나쁜 세균이 더 많다는 식입니다.

 

과거에는 과학자들이 미생물을 단순히 병을 유발하는 세균으로 치부했습니다. 근데38조 개나 될 만큼 수가 많고 종류도 엄청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렇게나 많으면 뭔가 중요한 일을 하는 게 아니야?:란 의심을 하게 됐죠. 연구를 통해 이런 가설이 실제 사실로 밝혀지면서 장내 박테리아가 점점 주목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박테리아가 진짜 나쁜 세균, 진짜 좋은 미생물로 딱 구분되지가 않는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칼도 좋게 쓰면 요리 도구지만 잘못 쓰면 살인도구가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같은 박테리아도 어떨 땐 세균이 돼 병을 일으키지만 다를 땐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미생물이 됩니다. 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박테리아의 ‘양’입니다. 좋은 박테리아가 많을수록 좋고, 나쁜 박테리아가 적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다양한 박테리아가 각각 균형이 맞아야 저마다 몸에 이롭게 작용하게 됩니다. 사실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이 깨져 어떤 박테리아가 증가해 신체, 정신에 해를 끼치면 그게 세균, 유해균 이렇게 불리는 거지 애초부터 유익균, 유해균은 없다는 뜻입니다.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영어로는 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 이라고 부릅니다. 최근의 박테리아 연구는 하나의 유해균, 하나의 유익균에 대한 분석을 넘어 이들 전체가 이루는 생태계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제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 환경이나 다른 박테리아와 상호 작용에 따라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성질이 변하니 어떨 때 나쁘게 작용하고, 반대로 어떨 때 좋게 작용하는지 알아보는 것이죠.

 

 

 

자, 여기서 프로바이오틱스가 등장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도 일종의 박테리아입니다. 몸에 칼슘이 부족하면 칼슘 영양제를 먹고 비타민D가 부족하면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처럼 박테리아의 균형이 깨졌을 때는? 네 부족한 박테리아를 채워주면 효과가 있겠죠. 프로바이오틱스는 그런 의미에서 개발됐고 실제 꾸준히 복용하면 어느 정도 효과도 있습니다. 장내 박테리아 균형을 회복하는데 까지 시간이 걸려서 생각보다 오래 먹긴 해야 하지만 말이죠.

 

여기서 두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첫째, 몸에 좋은 유산균이라고 해도 특정 종류의 박테리아를 계속 먹으면 이게 더 늘어나고,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질 것 아닌가? 둘째, 프로바이오틱스가 내 장에 부족한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가? 유전자 검사를 하거나 조직을 채취하지도 않는데 말이죠.

 

 

여기서 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드는 회사의 상술이 드러납니다. 첫째, 사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서 사는 박테리아가 아닙니다. 아까 말했듯 장내 박테리아는 종류가 엄청 많은데 프로바이오틱스에 해당하는 박테리아, 즉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박테리아는 수가 20가지도 안됩니다. 심지어 이런 박테리아들은 먹어도 장에서 살 수도 없어요. 세력이 강한 장내 박테리아에 밀려 길어도 2주 정도면 사라집니다. 그래도 이런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가면 일시적으로라도 ‘중재자’처럼 작용해서 균형을 회복해 장내 박테리아에 도움이 되는 것뿐입니다. 둘째,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 부족한지 아닌지도? 사실 알 필요가 없는 겁니다. 원래 장에는 살지 않는 박테리아니까요.

 

그럼 장내 박테리아 균형을 맞추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장내 박테리아는 운동에는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몸이 건강해지면 자연스럽게 혈액량이나 다른 장기의 기능이 활발해져 장내 박테리아가 좋아질 뿐이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못합니다. 그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먹는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죠. 이때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MAC 식품입니다.

 

 

WIKIPEDIA

 

 

MAC는 Microbiota-Accessible Carbohydrates의 약자로 식물에 포함된 탄수화물 가운데 인체는 소화하지 못하지만못하지만, 장내 박테리아가 이용 가능한 복합탄수화물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장내 이로운 미생물은 살리고, 해로운 세균은 죽여 불균형을 회복시키는 음식이죠.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는 건강을 위해서 일주일에 30가지 이상의 MAC을 먹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그래야 장내 박테리아가 다양해지면서 균형 있는 생태계를 지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MAC 식품은 흔히 아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입니다. 그 동안에 연구로 장내 박테리아를 건강하게 만드는 MAC 음식으로 알려진 건 사과, 버섯, 양파, 마늘, 김과 같은 해조류, 아마씨 가루, 아스파라거스, 레드와인, 아몬드, 땅콩 등입니다. 한 종류만 지속적으로 섭취하지 말고 다양한 종류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 땅콩은 10개, 사과는 1~2알 정도로 섭취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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