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고,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뱃살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날이 추워지면 활동량도 줄고, 밤낮의 길이가 바뀌어 세로토닌 분비가 줄면서 식욕이 왕성해집니다. 살이 찔 수밖에 없는 것이죠(자기 위안 中...) 살을 빼려면 일단 본인의 몸상태, 즉 비만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비만을 평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에요.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m²)으로 25 이상이면 비만입니다. 174cm에 체중이 70kg이라면 70을 1.74의 제곱인 3.0276으로 나누는 거죠. 하지만 계산이 의외로 복잡한데다, 또 근육질인데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나오기도 해 신뢰감이 다소 떨어집니다.
그럴 땐 간편하게 허리둘레를 재보는 게 어떨까요. 우리나라 경우 남자는 허리둘레 90㎝, 여자는 85㎝ 이상이면 복부비만입니다. 체질량지수가 같아도 복부비만이 동반되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은 물론 사망률까지 높아집니다. 실제 국내 대학병원 연구진이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약 2326만명을 조사(거의 전 국민의 절반 정도죠) 한 결과입니다.
방식은 간단합니다. 일단 남성은 85~90cm, 여성은 80~85cm 등 정상치를 기준으로 삼고, 이보다 허리둘레가 5cm 증가할 때마다 사망위험이 얼마나 느는지 알아본 것이죠. 그 결과 허리둘레가 5cm 증가할 때마다 사망위험율은 10%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40대 이상 중년에는 이런 경향이 뚜렷했고요. 심지어 건강하다고 여기는 정상체중이나 과체중인 사람도 허리둘레가 복부비만 수준 이상일 땐 허리둘레가 늘어날수록 사망률도 높아졌습니다.
몸무게가 정상이라도 배만 나오면 비만으로 봐야 합니다. 배가 나오는 이유는 복부에 지방, 특히 내장지방이 쌓이기 때문인데요 다른 곳의 지방과 달리 내장지방은 유리지방산으로 전환돼 혈관 곳곳에 염증반응 등을 일으켜 전신 건강을 망가트립니다.
혹시 “바지 치수도 그대로고, 허리띠 구멍도 늘어나지 않았으니 괜찮아”라고 여기신다면 오산입니다. 골반위에 걸치는 바지로 허리둘레를 잰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1인치는 2.54cm인데, 배가 볼록 나온 저도 바지는 32인치(82cm) 정도를 입습니다. 실제 허리둘레를 재면 10cm 이상 차이가 납니다.
허리둘레 재는법은 따로 있습니다. 첫째, 양발 간격을 25~30 cm 정도 벌리고 서 체중을 분산시킵니다. 둘째, 줄자로 배를 두르는데, 측정 위치는 갈비뼈 가장 아래 위치와 골반의 가장 높은 위치의 중간입니다. 어렵다면 배꼽 위를 재면 됩니다. 셋째, 측정 시 줄자가 살을 누르지 않게 조심하면서 0.1 cm까지 측정합니다. 이때 등 쪽에 줄이 꼬이지 않고 일자로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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