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고향인 저는 서울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 "이 음식 맛있어?"란 질문을 자주 받았습니다. 맛 하면 전라도라는 인식이 타지역에 많이 퍼져있는 것 같아요. 실은 서울에 사람이 모이면서 손맛도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아직 그렇게 맛없는 곳은 없었어요. 근데, 아직 이곳에 버금가는 맛은 서울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제게 "광주에 가는 데 뭘 먹을까?" 물을 때 제일 처음 생각나는 음식, 오리탕입니다.
광주 유동은 어림잡아 오리탕 전문 음식점이 10곳은 넘게 모인 오리탕 골목이 있어요. 이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영미오리탕입니다. 본관, 별관 두 곳이 운영중으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니 20분 내로 입장했습니다.
다른 오리탕집은 사람이 없는데 유독 이곳만 줄을 서 있어요. 유명세를 탄 이유가 맛도 맛이지만 방송 출연이 잦아서기도 합니다. 백종원의 3대천왕 광주 맛집. 최근에는 뚱4가 찾은 광주 맛집으로 오리탕이 꼽혔는데 이곳에서 촬영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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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으면 바로 그릇 두개와 물컵이 깔립니다. 그릇 중 크기가 큰 곳에는 음식을 덜어먹고 작은 곳에는 소스를 제조합니다. 초장과 들깨가루 환상의 조합입니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소하면서 감칠맛이 장난아니죠.
오리탕 한마리는 5만원 정도로 콩나물. 묵은지. 총각김치. 열무김치. 양파김치 다섯 종류 반찬이 깔렸습니다. 양파김치는 이색적이었는데요 맵지 않고 김치보다 시원한 맛이었습니다.
근데 광주 오리탕의 핵심은 저 두 소쿠리 가득 나온 미나리에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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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가루에 된장 풀어 걸쭉한 국물에 미나리를 촉촉히 적셔 먹는게 초장+들깨가루 조합과 함께 '광주 오리탕'의 시그니처입니다 사실 오리는 이미 익힌 것을 국물이 담궜을 뿐 고기 자체가 특별하진 않습니다. 반면 국물과 미나리는 그 자체가 결정적인 맛입니다.
뚝배기 크기만 봐서는 맛만 있다지 양은 별로네. 하실 수 있는데 천만에요. 남자 3명이 가도 다 못먹는 양입니다. 미나리 먹다가 고기 잠깐 곁들어 먹다보면 어느새 배가 가득 차거든요. 중불에 뭉근하게 끓여야 더 맛있습니다. 강불로 끓이면 아래 가라앉은 고기가 탈 수 있거든요. 계속 미나리만 먹게 돼 그렇습니다 ㅋ
미나리를 들깨가루 초장에 찍어 한입 넘기면 상쾌하면서 고소한 맛이 느껴집니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맛이에요. 오리고기도 살이 두툼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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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는 한 번은 그냥 리필되고, 다음부터는 1000원이 추가됩니다. 미나리도 추가시 3000원씩 더 받습니다. 처음부터 나오는 양이 많지만 부족하면 꼭 추가해야겠다 싶을 정도로 맛있어요. 꼭 남은 국물엔 밥을 말아 드세요. 전라도 김치에 오리탕 국물. 밥의 조합 놓치면 후회할 맛입니다.

별관에서 식사하면 계산서를 들고 본관으로 가 결제합니다. 영미오리탕 모든 메뉴는 포장이 가능합니다. 먹고 남은 육수와 고기, 미나리도 포장해줍니다. 포장비는 1000원, 이동시간이 1시간 이상이면 2000원을 더해 아이스박스에 담아 가면 됩니다. 주말 점심 시간이 지났는데도 연인, 가족으로 가득찼네요. 만족스런 한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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