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나이와 함께 찾아옵니다. 60세 이상의 절반 이상이 고혈압을 앓습니다. 노화로 인해 혈관이 딱딱해지거나 좁아지고, 혈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과 호르몬 분비가 변화해 혈압이 증가하는 것이죠. 특히, 여성에게는 나이 들어 없던 고혈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경 전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혈관 확장 효과가 있어 고혈압의 발생을 억제하지만, 50대에 폐경이 되면 에스트로젠이 감소해 남성만큼 고혈압이 발생률이 치솟습니다.
50대 이상인 경우에는 남성, 여성 모두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게 좋습니다. 고혈압일 때는 금연, 금주하고 적절한 운동과 식단 조절 등 생활수칙을 준수해 혈관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고혈압을 ‘나이’ 탓만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생활습관을 바꾸고, 고혈압약도 꾸준히 먹는데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병으로 인하인 고혈압일 수 있거든요. 특히, 60세 이후에 갑자기 고혈압이 나타난 경우라면 질환으로 인한 ‘이차성 고혈압’을 의심해야 합니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10% 정도가 이차성 고혈압에 해당하는데, 이 경우 원인 질환만 치료하면 고혈압 완치도 가능합니다.
고혈압을 부르는 질환은 첫째, 신장 질환(콩팥병)입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신부전이나 신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신장동맥이 좁아지면 전에 없던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장은 몸에 쌓인 노폐물을 걸러내고 체내 수분과 나트륨의 평형을 조절합니다. 혈관의 수축·이완을 좌우하는 호르몬(레닌)도 생산하죠. 신장이 고장 나면 몸 안에 나트륨이 쌓여 혈액 등 체액량이 늘고, 동맥이 수축돼 고혈압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고혈압이 신잘 질환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고혈압성 신경화증(혹은 사구체경화증)이라고 하는데, 신장을 통과하는 혈관에 압력이 높으면 신장에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라는 조직이 손상돼 고혈압성 신장병이 발생합니다. 즉, 고혈압은 콩팥병의 원인인 동시에 결과인 것이죠. 특히 비만한 사람은 신장도, 혈관도 망가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호르몬을 조절하는 부신, 갑상선에 문제가 생긴 경우입니다. 부신에 종양이 있거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저하증에 걸리면 호르몬 변화가 더욱 극심하져 혈압이 심하게 오르거나 기복이 심해집니다. 만약 두통과 가슴 두근거림, 발열, 오한 등 여러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호르몬계의 이상으로 고혈압이 발생한 것일 수 있습니다. 부신 종양은 고주파로 태우거나 수술로 떼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수면무호흡증입니다. 잠을 잘 때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는 게 수면무호흡증인데요 보통 수면 중 시간당 5번 이상, 한번에 10초 이상 숨이 멎는 증상이 나타날 때 진단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 6명 중 1명이 앓을 만큼 흔한 병이죠.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절반이 고혈압을 앓습니다. 자는 동안 숨길이 막히면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혈관이 다치고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하면서 혈압이 오릅니다. 잠이 ‘보약’이 아니라 ‘독약’이 되는 것이죠. 특히 약을 꾸준히 먹는데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수면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을 세 가지 이상 최대치로 써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 10명 중 8명이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연구도 있어요.
혈관 건강은 스스로 알기 어렵습니다.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관리하는 게 최선입니다. 하지만,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 병원을 찾기도 까다롭고 심지어 병원에서 혈압을 잴 때 긴장한 나머지 되레 수치가 높게 측정되는 ‘백의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나이가 든 뒤에는 집에서 낮에는 10~30분, 밤에는 30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가정 혈압은 편안하게 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꼬지 않은 채로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측정하는 게 정석입니다. 주간 135/85㎜Hg, 야간 120/75㎜Hg 이상이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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