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더입니다. 여름방학이 지나 개학할 때, 머리가 아프다며 학교에 못 가겠다고 하는 자녀를 ‘꾀병’이라 여기진 않으신가요. 사실 소아 청소년 편두통은 이 연령대에 10명 중 1명이 앓을 만큼 흔한 증상인데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단 성인뿐만 아니죠, 대한두통학회가 올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 편두통 유병률은 16.6%로 전체 인구로 따질 때 약 830만 명이 편두통을 앓는다고 합니다. 800만 명이면 스마트 허브로 유명한 경기도 성남시 인구의 8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준입니다.

편두통은 왼쪽, 오른쪽 등 머리의 한쪽에서 나타나는 두통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습니다. 요즘은 이보다 폭넓게 두통 강도가 심하면서 오래가고, 구역질을 하거나 빛 소리에 예민해지는 특징적인 두통을 흔히 편두통이라고 합니다. 학생, 직장인, 주부 할 것 없이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당연히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겠죠. 실제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선정한 질병 부담 2위 질환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소아청소년 편두통에 대해 알아야 하는 건 성인에 비해 두통 여부를 알아채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성인은 왼쪽 편두통, 오른쪽 편두통처럼 실제로 머리 한쪽이 특히 눈 주위로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의 편두통은 여러 군데가 아픈 경우가 많아요. 지속 시간도 성인 편두통은 72시간까지 가는데 소아청소년은 2시간 남짓에 강렬한 통증만 나타나기도 합니다. 나아가 소리가 나거나 빛이 번쩍이거나 주변이 환해질 때 머리가 아프거나(영어로 포토 포비아라고 부릅니다) 복통이나 구토 같은 독특한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성인보다 많습니다. 두통이 없는데 배만 아픈 경우도 있고요.



왜냐하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편두통이 뇌 전반의 문제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뇌 신경이 이유 없이 자극돼 두통 물질을 분비하고, 이 물질이 뇌혈관을 타고 주변 뇌에 악영향을 미쳐 각종 이상을 일으킨다는 거죠. 일종의 뇌신경 염증 반응이란 해석입니다.

하지만 두통과 꾀병을 구분하기도 어려운데 배가 아프거나, 눈이 뿌옇게 되는 걸 편두통과 연관 짓기는 더 어렵겠죠. 이 때 관심을 가져야 할 게 가족력, 즉 유전 여부입니다. 유전 성향은 편두통의 주요 특징으로 최대 90%까지 연관성이 있습니다. 특히 모계(어머니, 외할머니) 쪽에 편두통이 있을 때 자녀에게 편두통이 잘 나타납니다. 병원에서도 자녀의 편두통 진단에 꼭 어머니의 병력을 물어봅니다(안 물어보면 그 병원이 이상한 거예요…)

아이들은 어릴수록 자신의 통증이 얼마나 심한 지도,또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알리기도 어렵습니다. 예컨대 편두통의 통증 점수는 심한 경우 9~10점으로, 분만 시 통증(10점)에 해당될 정도인데요, 어리면 이를 알 수가 없으니 제대로 설명하기 힘들겠죠. 하지만 편두통은 초기에 꼭 치료해야 하는 병입니다. 편두통 환자는 몸의 변화와 통증으로 인해 2명 중 1명은 우울장애(50.9%)와 불안장애(48.0%)가 나타납니다. 일반인과 비교해 각각 10배, 16배 유병률이 더 높은 수준입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겠죠!

 



자녀에게 두통이나 복통, 눈부심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보호자가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일반 진통제를 일주일에 3번 이상 먹어야 할 정도라면 병원을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으세요. 진통제를 너무 자주 먹으면 약물 의존성 두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두통이 사라지지 않는 거죠.

둘째, 진통제 외에 다른 약을 쓰는 걸 무서워하지 마세요. 편두통이 뇌의 문제로 나타나는 만큼 항경련제나 식욕을 돋우는 약 등을 쓸 수도 있습니다. 우울장애나 불안장애가 나타나면 정신과 치료도 함께 이뤄져야 하고요.

아이가 편두통이라면 나아가 두통이 나타나는 원인을 제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람마다 두통이 나타나는 특징적인 상황이 있습니다. 학교나 학원에 가기 싫을 때, 잠을 제대로 못 잘 때 등이죠. 아이에게 어떨 때 머리가 아픈지 기록하게 한 다음, 원인을 최대한 많이 없애주는 게 좋습니다. 두통을 유발하는 음식은 다양한데, 공통적으로 ‘신맛’이 있는 음식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김치나 요구르트 같은 발효음식. 오렌지 주스는 두통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탄산음료나 커피,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도 제한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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