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더입니다.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적지 않죠. ㅠ 저희 어머니도 환갑 즈음부터 관절염이 심해지셔서 병원을 가는 일이 느셨어요. 가만히 있어도 시큰거리고 아프다며 아는 척 잘하는 제게 어쩌면 좋겠는지 묻기도 하시고요. 생전 자식들 걱정할까 봐 참고 사시던 분인데도 이제 티를 안 내려야 안 낼 수 없는 나이가 되신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ㅠ

무릎 관절염은 무릎 뼈 사이 연골이 닳으면서 통증과 부기, 열감 등을 동반하는 병인데요. 연골도 소모품이라 쓸수록 닳고,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늡니다. 무릎 관절염 치료는 ▶환자 증상 ▶X선 판독 결과 ▶나이를 주로 고려해 치료 방향을 세웁니다(X선으로 뼈가 거의 부딪칠 정도인데 실제로는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분도 많아요). 치료는 약→주사→수술 순서로 이뤄지는데요 마지막 수술인 인공관절은 수명이 있어서 나이를 고려해 치료를 결정합니다.

무릎 관절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280만명이면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 인구를 합한 것만큼 됩니다.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무릎 통증을 줄이려고 약을 먹고, 뼈 주사나 연골 주사를 고루(?) 맞기도 하지만 통증을 가라앉히긴 어려운 일입니다ㅠ 그렇다고 인공관절 수술을 하자니 치료 후 잘 걸을 수 있을지 염려되고, 오래 써도 20년 안팎인 탓에 되도록 늦게 하려는 분이 많죠. 이런 환자의 걱정을 악용한 사례가 있으니 요즘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만든 인보사입니다. 손상된 연골을 일부 되살린다면서 한 대에 300만 원씩이나 하는 약을 3000명 이상이 맞았습니다. 인보사 주사에 쓰는 재료가 인체에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허가가 취소됐죠. 환자 대상으로 몹쓸 짓을 한 쌩양아치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악용의 소지가 있는 치료법이 무릎 연골 파열에 사용되는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입니다.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 모습. 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무릎 관절 내시경은 이제 굉장히 흔한 수술이 됐죠. 무릎 쪽을 칼로 쫙 가르는 게 아니라 1cm 미만에 작은 구멍만 내고 관절내시경을 집어넣은 후 모니터를 보면서 찢어지거나 파열된 연골을 떼내고 붙이고 자르는 치료법입니다. 스테로이드 주사가 '뼈 주사' 히알루론산 주사가 '연골 주사'로 불리듯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은 '연골 성형술'이라고도 부릅니다. 닳거나 찢어진 연골을 다듬고 꿰매는 게 성형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이렇게 불리는 것 같네요,,, 수술이란 이름이 들어가니 약이나 주사보다 효과가 오래갈 것 같죠. 너덜거리고 삐죽 튀어나온 연골을 두면 관절염이 더 심해진다고 해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이들면 이게 효과가 적고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앞서 연골을 오래 쓰면 닳아서 무릎 관절염이 발생한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연골을 '다듬는' 관절내시경은 안 그래도 없는 연골을 더 많이 없애는 것과 마찬가진데 관절염 예방에 효과가 클리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게다가 치료 효과가 영구적인 것도 아닙니다. 건물을 '다듬기' 위해 페인트칠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처음에는 깔끔해도 바람이나 비를 맞다 보면 결국 벗겨지기 마련입니다. 관절내시경 수술을 해도 인대나 근육이 약한 상태라면 결국 관절염이 심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관절내시경 수술 후 통증 감소 효과를 6개월 안팎으로 봅니다. 무릎 관절의 구조가 좋아져서라기 보다 수술을 위해 넣은 식염수가 염증을 씻어줘서 덜 아픈 것뿐입니다. 그런데도 아마 이때 수술받은 병원에 가면 태반이 "수술 후 관리를 잘못하셨네요"라고 말할 겁니다. 수술 전이나 후로 "원래 관절내시경 효과가 짧습니다"라고 말해주는 의사는 많지 않을 겁니다. 

www.bmj.com

의사들 스스로도 이런 분위기가 싫은가 보네요. 지난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9개국 22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위원회가 영국의학저널(BMJ)에 관절염에 관절내시경 수술 효과를 검토한 연구결과를 실었습니다. 위 사진이 논문 캡처 화면인데요. 글만 잔뜩 있는게 아니라 그림도 있으니 보기 좋네요 ^^. 왼쪽이 관절내시경, 오른쪽이 체중감량, 운동 같은 비수술적 요법인데 아래 하얀색으로 강조(Strong) 한 부분이 오른쪽인 게 보이시죠. 결론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나이들어서 생기는 관절염)에 관절내시경 수술을 하지 않는 게 좋다"입니다. (관련기사: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20822_0011384084)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연골 조각이 뼈에 끼거나, 연골 조각이 뭉치는 때입니다. 젊을 때 몸을 과하게 쓰다가 다치면 이런 경우가 많아요. 좁은 무릎에 연골까지 부대끼면 많이 아프겠죠. 무릎이 구부려지지도 펴지지도 않고, 길을 걷다가 갑자기 힘이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앉았다 일어설 때 아프거나, 계단을 오를 때 아프다고 이런 기계적인 손상이 발생해 수술을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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