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시간과 장소 등 주변 환경에 변화가 없고, 특별히 무리하지도 않는데 매일 졸립고 피곤하신가요? 알람 방식을 바꿔보시는 게 어떨까요. 잠에서 깰 때 하는 무의식적인 행동이 만성피로를 부를 수 있거든요.
수면관성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뒤 한동안 잠에서 깨지 못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영어로 sleep inertia라 하는데 쉽게 말해 비몽사몽한 상태입니다. 사람마다 수면관성이 달라 1~2분으로 짧기도 하고 2시간 이상 가기도 합니다. 관성이란 용어는 원래 물리학 용어인데 뉴턴의 운동법칙중 제 1법칙이 '관성의 법칙'입니다. '외부의 힘이 가하지 않을 때 물체는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는 게 이 법칙의 정의입니다..(한숨만 나오는 이런 정의). 달리는 자동차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앞으로 밀리는 데, 이는 앞으로 가려는 힘(관성) 때문입니다. 이처럼 일어났는데도 계속 잠을 자는 것처럼 가수면 상태가 이어지는 걸 수면관성이라 표현합니다.
자동차가 빠르게 달릴 땐 브레이크를 밟아도 정지하기 어렵습니다. 잠도 비슷합니다. 수면 상태를 유지하려는 힘(수면관성)이 강하면 다시 각성 상태로 돌입하는 게 어렵습니다. 뇌가 느리게 깨기 때문에 움직이거나 생각하는 데 더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이로 인해 피로감도 훨씬 크게 느끼게 되죠. 즉, 잠에서 깨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만성피로를 경험하기 쉬워집니다.
수면관성을 부르는 흔한 습관 중 하나가 알람을 여러개 맞춰놓는 겁니다. 예컨대 7시에 일어나야 할 때 6시50분부터 5분 단위로 알람 3개를 맞추는 식입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에요~ 영국인 10명 중 6명(64%)이 이렇게 잠에서 깹니다).
이런 습관은 마치 수면제와 각성제를 동시에 먹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잠에서 깰 때 뇌는 코르티솔과 도파민과 같은 각성 호르몬을 분비해 수면상태의 몸을 깨웁니다. 근데 곧장 알람을 끄고 누우면 뇌는 이런 호르몬 대신 신체를 이완시키고 잠이 들게 하는 아데노신과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량을 늘리게되죠. 이 과정에서 뇌는 물론 몸 전체가 혼란에 빠집니다. 여자가 월경을 할 때 기분변화가 심한 건 호르몬 분비 변화 떄문입니다. 하물며 5~10분간의 짧은 시간에 호르몬이 급변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이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잠에서 잘 깨지 못하는 수면관성이 악화하게 됩니다. 알람은 하나만 맞추고, 울리면 바로 깨는 게 좋겠죠?
수면관성은 낮잠과도 연관돼 있습니다. 낮잠을 오래 자면 오히려 몽롱하다고 하는 게 수면관성 때문이거든요. 잠을 잘 때 나오는 아데노신이 사라지지 않아 비몽사몽한 상태가 되는 겁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낮잠을 30분 이상 자지 않는 게 좋습니다. 호르몬이 뇌와 몸을 지배하기 전에 얼른 깨버리는 겁니다. 커피 낮잡 coffee nap 이라는 방식도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잠이 덜 오는 건 커피에 든 카페인이 아데노신이 뇌에 작용하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이 뇌에 작용하기까지 20분 정도 걸리는데, 이 시간 잠을 자면 깰 때 아데노신에 카페인이 작용해 훨씬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건강 HEALTH & BEAUT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방암 합병증 림프부종, 수술 전 알아야 할 예방법 세가지 (0) | 2020.04.06 |
---|---|
감염병 걱정될 땐 스마트폰도 손처럼 닦으세요 (0) | 2020.04.01 |
역류성 식도염, 병원서 수술하면 수 십 만원에 완치 가능합니다 (0) | 2020.03.26 |
패혈증 사망률 30%. 초기 위험 넘기려면 한 시간이 골든타임 (0) | 2020.03.19 |
마스크 가리지 않고 재사용 해도 되는 이유 (0) | 2020.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