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매년500여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합니다. 네, 모기가 옮기는 그 말라리아 malaria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말라리아 발생률 1위입니다. 군인만 걸리는 거 아냐?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일반 시민 환자가 군인보다 4배쯤 많거든요.
말라리아는 모기가 옮기는 병입니다. 말라리아 벌레(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어서 이 원충이 혈액으로 들어와 발생하는 게 말라리아입니다. 아직도 말라리아가 기승을 부리는 건 온난화와 북한의 존재 때문입니다.북한의 모기는 철책을 뚫고 남한으로 내려오는데, 온난화로 남쪽 날씨가 더 뜨거워지면서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발병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라리아 환자 500여명 중 90% 가량은 김포, 일산, 파주 등 수도권과 강원도 북부에서 감염됩니다. 북한에서 모기가 내려오는 만큼 가까운 곳에 발생률이 높겠죠. 환자 수가 줄지 않은 건 특히 경기 북부 쪽에 신도시가 들어선 이유도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군인이 많았는데 민간인이 는것이고, 사람도 많으니 감염자도 좀처럼 줄지 않는 겁니다.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말라리아는 열대열말라리아(Plasmodium falciparum), 삼일열말라리아(P. vivax), 난형말라리아(P. ovale), 사일열말라리아(P. malariae) 그리고 P. knowlesi로 총 5종의 원충입니다. 이런 원충들은 모기 중 얼룩날개모기라는 일반 모기와 다른 모기를 통해 사람으로 전파합니다. 얼룩날개 모기 모습 잘 봐두세요. 일반 모기보다 크기가 크고 짙은 갈색(고동색)을 띕니다. 아디다스 모기와는 모습부터 달라요. 날아다닐 때 윙~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고열과 해열이 반복되는 주기적 발열 증세가 나타납니다.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잠복기는 12~18일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원충을 확인하는 신속진단검사(RDT) 방법이 개발돼 15분 정도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사를 놔서 원충을 없애는 데, 이때 쓰는 약 중 하나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신의 선물'이라 극찬한 클로로퀸입니다.
아무튼 제때 말라리를 치료하지 않으면 원충이 기승을 부릴 때마다 발열, 두통 등 증상에 시달리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숙주가 돼 모기를 통해 다른 사람까지 감염될 수 있어요. 수도권 북쪽이나 강원도 북쪽에 사는 경우, 휴가를 간 사람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게 좋습니다.
말라리아는 치료제는 있어도 예방 백신은 없습니다. 애초에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말라리아 모기는 밤 10시 이후에 사람을 무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때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긴팔과 긴바지를 입으세요. 모기약·방충망 챙기는 것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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